Hi3D가 오픈소스가 됐다, 그 90%는 슬라이싱 이야기

Hi3D가 10월 23일 V1.0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가중치와 소스 코드까지, 예전 이름은 Sparc3D였다. 그리고 보도자료에는 대부분의 기사가 그냥 지나칠 숫자가 하나 들어 있다.
슬라이싱 성공률 90%.
이건 벤치마크 점수가 아니다. 슬라이싱은 3D mesh를 프린터 소프트웨어에 넣었을 때 벌어지는 일로, 레이어로 잘라 공구 경로를 만드는 과정이다. mesh가 watertight하지 않거나, non-manifold 엣지가 있거나, 벽이 너무 얇거나, 지오메트리가 자기 자신과 교차하면 슬라이싱은 실패한다. 90%라는 건 생성된 모델 열 개 중 하나는 프린터 앞까지 갔는데도 출력이 안 된다는 뜻이다.
연구용 데모라면 약한 결과다. 프로덕션 도구라면 이 지표를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놀랄 만큼 솔직하다. 모델이 쓸모 있는지, 아니면 그냥 예쁜지 결정하는 게 바로 이 숫자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나왔나
학습 데이터셋은 약 500,000개의 선별된 3D 에셋에서 약 200만 개로 늘었다. 지오메트리 재구성은 실효 희소 그리드 해상도 기준 최대 1536³까지 확장됐다. 모델은 다시점 구조 일관성을 강조한다. 같은 물체를 여섯 각도에서 봐도 같은 물체여야 한다는 뜻이다.
회사는 자체 평가에서 다시점 충실도와 디테일 풍부함 최고 점수를 보고했는데, 여기엔 늘 붙는 단서가 따른다. 자사가 돌리고 자사가 고른 숫자다. 슬라이싱 숫자가 더 흥미로운 이유는 바로 조작이 어렵기 때문이다. mesh는 출력되거나, 안 되거나 둘 중 하나다.
가중치와 코드는 GitHub와 Hugging Face에 있고, 공식 사이트에는 라이브 데모와 무료 생성도 있다. 이어지는 건 늘 나오는 활용처 목록이다. 3D 프린팅, 이커머스, 산업 디자인, VR/AR/XR, 애니메이션과 영화.

1536³이 스펙표 숫자가 아니라 진짜 문턱인 이유
voxel 해상도는 얼마나 미세한 구조가 살아남는지를 결정한다. 해상도가 낮으면 격자, 그릴, 힌지, 체인 링크가 전부 뭉개진다. 지오메트리가 그리드 셀보다 작기 때문이다.
1536³이면 정말로 얇은 피처를 가진 모델을 담을 수 있다. 하드서피스 산업 디자인, 주얼리, 기계 부품에서 나오는 그런 디테일이다. 그리고 이 해상도부터 결과물이 사람 모델러가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참조 덩어리가 아니라, 시작 mesh로 쓸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이게 포토리얼리즘보다 중요한 이유는 실무적인 하나다. 전문 3D 작업의 대부분은 “최종 에셋 생성”이 아니다. “다음 네 시간의 모델링이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가 될 만큼 충분히 가까운 걸 생성하는 것”이다. 고해상도에서 quad에 가까운 깔끔한 토폴로지를 가진 mesh는 진짜 시간을 아낀다. 편집할 수 없는 아름다운 렌더는 1초도 아끼지 못한다.
비즈니스 로직은 전형적인 오픈코어
무엇이 독점으로 남았는지 보자. Hi3D는 V3.0을 자사에 남겼다. 2048³ voxel 해상도, 더 나은 텍스처 품질, 상용 판매. 그리고 V1.0을 오픈소스로 풀었다.
의도적으로 두 세대 차이를 둔 것이다. V1.0은 그 위에 뭔가를 만들거나, finetune하거나, 클라이언트 CAD를 API로 보낼 수 없는 스튜디오 안에서 프라이빗으로 돌리기에 충분히 좋다. 하지만 하이엔드 텍스처 작업을 하는 사람에게 유료 제품을 대체할 만큼은 아니다. 한편 회사는 호스팅 서비스의 크레딧 소모를 절반 이상 줄여, 실제로 파는 걸 써볼 문턱을 낮췄다.
이게 오픈 웨이트 거래의 가장 건강한 형태다. 이전 세대를 오픈 라이선스로 기반으로 깔고, 현재 세대는 페이월 뒤에 둔다. 언어 모델에서 통했던 구조고, 작은 스튜디오가 사업을 걸지 않고 도입할 수 있게 하는 구조다.
Agent와 MCP가 조용한 본론
발표에는 Hi3D Agent도 언급된다. LLM의 추론과 3D 모델을 짝지은 것이고, Hi3D의 기능을 외부 에이전트에 열어주는 MCP 통합도 있다.
이 조합은 보이는 것보다 중요하다. 3D 생성은 “하나 만들고, 보고, 다시 만들고”에서 멈춰 있었다. 모델이 존중하는 방식으로 제약을 지정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에이전트는 제약을 붙잡을 수 있다. 전체 치수, 벽 두께, 평평한 바닥, 여기 부착점 같은 것들을 들고 프로그램적으로 반복한다.
기능성 부품을 만드는 사람에게 이게 장난감과 도구의 차이다. 장식 조각은 보기 좋으면 된다. 브래킷은 끼워져야 하고, “끼워진다”는 제약이지 미학이 아니다.
무료 티어는 정말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번 발표는 오픈 웨이트와 공식 사이트 무료 생성을 같이 내놨는데, 누구를 위한 건지 생각해 보면 조금 이상한 조합이 이해된다.
웹사이트는 지금 당장 에셋이 필요하고, GPU가 없고, 설정 파일은 평생 열어볼 일 없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가중치는 미공개 제품 디자인을 남의 서버에 올리지 말라는 컴플라이언스 규정이 있는 스튜디오를 위한 것이다. 그 규정이 있으면 대부분의 클라우드 3D 서비스는 아예 선택지에서 빠진다.
두 번째 그룹은 보이는 것보다 크다. 산업 디자인, 항공우주, 의료기기, NDA 아래 있는 모든 것. 이 팀들은 호스팅 생성기가 아무리 좋아도 쓸 수 없다. 그들에게 오픈 웨이트는 철학적 입장이 아니라 법무 검토를 통과하는 유일한 조달 경로다.
그래서 전략 전체가 설명된다. 컴플라이언스 제약이 있는 쪽이 직접 돌릴 수 있는 생성은 무료로 풀고, 하이엔드만 필요한 해상도와 텍스처는 팔고, 그 사이에 있는 모두에게 크레딧을 받는다.
믿기 전에 내가 확인할 것들
테스트 네 가지. 데모 페이지에서는 하나도 보여주지 않는다.
첫째, 구멍이 관통하는 걸 생성하고 그 구멍을 재본다. voxel 기반 재구성은 작은 구멍을 둥글게 뭉개는 경향이 있고, 3mm 구멍이 2.1mm로 나오면 그 부품은 실패다.
둘째, 바닥이 평평한 물체를 생성하고 바닥이 정말 평평한지 확인한다. 첫 레이어가 곡면이면 슬라이싱 성공률이 확 떨어진다.
셋째, 같은 프롬프트로 다섯 번 생성하고 토폴로지를 비교한다. 카탈로그를 만든다면 일관성이 중요하고, 히어로 에셋 하나를 만든다면 덜 중요하다.
넷째, 결과물을 실제 slicer에, 실제 프린터 프로파일로 돌려본다. 90%라는 숫자는 남의 설정에서 측정된 것이고, 벽 두께 임계값은 노즐마다 다르다.
3D에 대한 더 큰 이야기
이미지 생성은 사람이 픽셀을 보고 평가한다. 3D 생성은 물리가 평가하고, 물리는 봐주지 않는다.
그래서 3D 분야는 이미지나 비디오보다 느리게, 그리고 더 솔직하게 왔다. 이상하게 나오는 비디오 모델을 내도 런칭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출력 불가능한 mesh를 내놓는 3D 모델은 메이커 커뮤니티와 맞닥뜨려 살아남을 수 없다. 실패가 즉각적이고, 물리적이고, 사진으로 찍히기 때문이다.
Hi3D가 슬라이싱 숫자를 공개한 건 팀이 자기 시장을 안다는 뜻이다. 90%는 좋지 않다. 전문 출력 서비스라면 열에 하나 실패하는 비율은 받아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딛고 올라갈 수 있는 바닥이고, 커뮤니티에 감탄이 아니라 검증을 청하는 종류의 주장이다.
오픈 릴리스로서 옳은 자세다. 모델을 내고, 가중치를 내고, 실패율을 보도자료에 적는다. 아무도 못 본 척할 수 없는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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