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우들이 AI 규칙을 직접 써 내려갔다

노자와 마사코는 1986년부터 손오공의 목소리를 맡아왔다. 올해 89세다. 2025년에는 일본의 최고 문화 훈장 가운데 하나를 성우로서 처음으로 받았다.
이번 달 NHK와의 인터뷰에서 AI로 자신의 목소리를 재현한 영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건 제 목소리가 아니에요. 허락 없이 쓰는 건 용서할 수 없습니다. 훔치는 것과 같아요. 화가 납니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복제라도 실패라는 말도 덧붙였다. "완벽하게 똑같을 수도 있죠. 그래도 마음이 없잖아요?"
이 말만으로도 사람 마음을 건드리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더 무거운 일이 있었다. 10월 15일, 일본배우연합이 AI 음성 사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배우와 성우 약 2,600명이 대상이다.
가이드라인이 실제로 요구하는 것
핵심은 '사전 동의'다. 목소리를 AI 모델 학습에 쓰거나, 새 녹음을 만들거나, 공개 콘텐츠에 등장시키기 전에 당사자가 동의해야 한다. 보상과 무단 사용 방지책도 함께 담겼다.
중요한 건 이 순서다. '내리게 하는' 장치가 아니라 '허락을 받는' 장치다. 기본값이 "일단 쓰고 요청 오면 지운다"에서 "먼저 묻는다"로 뒤집힌다. 들리는 것보다 훨씬 큰 변화다. 입증 책임이 복제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복제하는 사람에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배우들에게는 개별 소송이 좀처럼 주지 못하는 것도 준다. 체크리스트다. 합성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무엇이 공정한 계약인지 노조가 미리 정해둔 것이다.

노조는 기준을 쓰기에 이상하고도 효과적인 자리
대부분의 나라는 입법이나 소송으로 접근한다. 일본은 집단 조직으로 접근한다. 더 빠를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입법은 느리고 두루뭉술하다. 법원은 더 느리고, 소송을 낸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노조 가이드라인은 둘 다 아니다. 2,600명의 현업 전문가가 "이게 없으면 일하지 않겠다"고 할 수 있는 시장 표준이다. 제작사는 첫 소송이 끝난 뒤가 아니라 첫 프로젝트 전에 이 비용을 계산에 넣어야 한다.
개인이 풀 수 없는 조율 문제도 해결한다. 포괄적인 합성 조항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받은 신인 성우에게 협상력은 거의 없다. 노조가 "이 조항은 안 된다"고 말해주면, 혼자 협상해서는 갖지 못했을 여지가 생긴다.
한계도 분명하다. 가이드라인은 강제력 있는 법이 아니다. 스튜디오가 무시하면 구제 수단은 법적이 아니라 업계 차원의 것이다. 하지만 작업의 대부분을 같은 네 개 에이전시가 잡아주는 업계에서, 업계 압력은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
노자와는 기술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대부분의 보도가 지나친 대목: 그녀는 AI가 흥미롭다고도 말했다.
반대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허락'이지, 합성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아니다. "묻지도 않고 쓰는 건 용서할 수 없어요. 다들 규칙을 지켰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이 입장은 전면 거부보다 훨씬 쓸모 있다. 실행 가능한 경계선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기술은 괜찮다. 빠진 것은 허락의 층위와 대가다. 가이드라인이 만들려는 것이 정확히 그것이다.
오가타 메구미도 같은 입장이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이카리 신지를 연기한 그는 8월 AI 음성 복제를 "마음이 아프다"고 표현하며 정부 개입을 요구했다. 전혀 다른 두 배우의 요구는 같다. 금지가 아니라 규칙집이다.
목소리가 이미지보다 어려운 사건인 이유
배우들이 시각 예술가보다 이 논쟁에서 빨리 이기는 데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목소리는 명백히 한 사람의 것이다. 목소리가 장르라거나 기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 노자와의 손오공을 복제했다면,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았을 뿐"이라고 할 수 없다. 식별 가능한 한 개인의 악기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스타일이라는 모호함이 이미지 소송을 3년째 얽히게 만든 원인이다. 목소리에는 그런 도피구가 없다. 그래서 음성 사건이 더 빨리 움직였고, 지금 쓰이는 기준이 초상권 규칙이 따라 배우게 될 템플릿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얼굴이나 목소리를 합성하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이게 읽어야 할 신호다. 동의 설계를 배우들이 먼저 정의하고, 그것이 밖으로 수출된다.
돈이 걸린 곳은 더빙 시장이다
애니메이션 목소리는 눈에 보이는 사례지만, 상업적인 것은 더빙이다.
일본에서 개봉하는 모든 외국 영화와 시리즈는 다시 목소리를 입힌다. 이 작업은 규모가 크고 안정적이며 노조로 묶인 산업의 한 축이다. 동시에 가장 뻔하게 자동화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입 모양을 맞추고, 캐릭터의 음역을 유지하고, 일정에 맞춰 납품한다. 10분의 1 비용으로 쓸 만한 더빙을 하는 모델은 이 일로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생존이 걸린 제안이다.
그래서 음성 작업의 어느 분야보다 여기서 동의 규칙이 중요하다. 더빙이 기본값으로 합성이 되면 이 직업은 감수 역할로 줄어든다. 동의와 대가가 필요하면 라이선스된 입력이 된다. 누군가 커버곡을 만들 때 작곡가가 놓이는 것과 같은 구조적 위치다.
가이드라인이 그 싸움을 해결하지는 않는다. 다만 조건이 정해질 때 배우들이 테이블에 앉아 있게 한다. 예고편을 보고 나서 뒤늦게 알게 되는 일은 없도록.
실제로 무엇을 뜻하나
세 가지, 세 사람에게.
배우라면 쓸모 있는 것은 체크리스트다. 학습 사용 범위, 기간, 지역, 재허락 가능 여부, 계약이 끝나면 파생물이 어떻게 되는지. 답을 서면으로 받아라. "당신을 복제하지 않겠습니다"는 조항이 아니다.
제품을 만드는 쪽이라면 동의는 법적 문제가 되기 전에 데이터 문제가 되고 있다. 누가 무엇에 동의했는지, 특정 음성 모델에 묶어서, 만료일과 함께 기록해야 한다. 요청하면 그 기록을 내놓을 수 있는 스튜디오가 계약을 따낸다. 못 하는 스튜디오는 결과물 품질과 상관없이 놓친다.
관객이라면 흥미로운 전환은 "이거 진짜 사람인가"가 틀린 질문이 되어간다는 점이다. 맞는 질문은 "이 사람이 동의했나"다. 앞은 아무도 이기지 못하는 탐지 문제고, 뒤는 실제로 해결 가능한 서류 문제다.
인용될 문장
"마음이 없으면 무슨 배역이든 안 돼요. 우는 소리 하나도, 진짜로 울면 달라요."
노련한 배우가 기계를 상대로 자기 연기를 지킨다고 읽을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그렇게 읽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정확한 주장이다. 복제되는 것은 소리가 아니라 소리 뒤의 결정, 이 테이크에서 이렇게 울기로 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건 라이선스할 수도, 합성할 수도 없다. 그걸 하는 사람을 고용할 수 있을 뿐이다. 가이드라인은 그 고용이 계속되도록, 그리고 그렇지 않을 때 누군가는 돈을 받도록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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